게자리 17도

땅속 씨앗이 싹을 틔워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THE SEED GROWS INTO KNOWLEDGE AND LIFE.

♋

17°

✧ 핵심 키워드

#싹틈#자람#배움#때를 기다림

✧ 장면 풀이

어제까지 흙만 보이던 자리에서 오늘 아침 연한 초록이 고개를 내밉니다. 손톱만 한 싹인데 내일이면 손가락만 해지고, 며칠 뒤에는 잎이 둘로 갈라집니다. 씨앗은 땅속에서 오래 조용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무도 몰랐지만 뿌리는 먼저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때가 오자 더는 참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배우는 속도가 빠릅니다. 처음에는 티가 안 나다가 어느 날부터 하루가 다르게 늘어서 주변이 놀랍니다. 그 전에 조용히 뿌리를 내리는 시간을 보낸 사람입니다. 새 직장에서 몇 달은 말없이 보고 듣다가 어느 순간부터 일을 맡아 척척 해냅니다. 아이를 키우듯 무엇이든 자라는 걸 지켜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때를 기다릴 줄 알아서, 아직 땅속에 있을 때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싹은 멈추지 않습니다. 햇빛 쪽으로 몸을 틀고, 매일 조금씩 높아집니다. 어제의 키를 기억하는 사람만 오늘 얼마나 자랐는지 압니다.

이 도수의 힘

조용히 뿌리를 내린 뒤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자라는 걸 지켜보는 눈이 있어 사람을 키우는 자리에 어울립니다.

조심할 것

싹이 빠르게 올라오면 뿌리를 더 내리는 일을 건너뛰기 쉽습니다. 남이 자라는 속도와 비교하기 시작하면 제 땅속 시간을 부끄러워하게 됩니다.

어제보다 자랐어요. 땅속 시간도 다 자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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