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자리 22도

젊은 여자가 바닷가에 서서 돛단배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A YOUNG WOMAN AWAITING A SAILBOAT.

♋

22°

✧ 핵심 키워드

#기다림#그리움#믿음#애태움

✧ 장면 풀이

파도가 발끝까지 왔다가 물러갑니다. 젊은 여자가 바닷가에 서서 수평선을 봅니다. 아직 돛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람이 치마를 당기고 머리칼을 흩어 놓아도 눈은 바다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몇 번 작은 점을 배로 잘못 보고 가슴이 뛰었다가 다시 가라앉습니다. 그래도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발밑 모래가 조금씩 파도에 씻겨 나갑니다.

이 사람은 기다릴 줄 압니다. 떠난 사람이 돌아올 것을, 보낸 편지에 답이 올 것을, 뿌린 씨가 날 것을 믿고 기다립니다. 그 믿음이 사람을 붙들어 둡니다. 멀리 간 식구에게 매일 연락하고, 느린 후배를 재촉하지 않고, 오래 걸리는 일을 끝까지 지켜봅니다. 다만 그만큼 애가 탑니다. 기다리는 동안 밥맛이 없고, 전화기를 자꾸 들여다봅니다.

바다는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그래도 수평선 위에 작은 점이 하나 나타나는 순간을 이 사람은 놓치지 않을 겁니다. 그 순간을 보려고 지금 여기 서 있습니다.

이 도수의 힘

믿고 오래 기다릴 줄 압니다. 멀리 간 사람, 느린 사람, 오래 걸리는 일을 끝까지 지켜보는 사람이라 돌아올 자리가 됩니다.

조심할 것

기다리는 동안 애가 타서 제 하루가 멈추기 쉽습니다. 수평선만 보다 보면 등 뒤에 와 있는 사람을 놓칩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밥은 먹어요. 배는 그래도 와요.

내가 태어날 때 태양은 어느 장면에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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