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자리 8도

곱게 차려입은 밀랍 인형이 진열장에 나란히 서 있다.

BEAUTIFULLY GOWNED WAX FIGURES ON DISPLAY.

♒

8°

✧ 핵심 키워드

#겉치레#본보기#굳은 아름다움#생기 없음

✧ 장면 풀이

유리 너머로 인형들이 서 있습니다. 비단 드레스, 반듯하게 빗은 머리, 한 치 흐트러짐 없는 자세.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춰 서서 들여다봅니다.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숨을 쉬지 않습니다. 눈은 뜨고 있지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조명이 바뀌어도 표정은 그대로입니다.

이 사람은 모양을 갖추는 데 재주가 있습니다. 옷차림, 말투, 집 안 꾸밈, 문서 한 장까지 남 보기에 단정합니다. 모임에서 본보기로 불려 나가고, 회사에서는 '저렇게 하면 된다'는 틀을 세우는 사람입니다. 그 덕에 주변이 정돈됩니다. 다만 틀이 완성될수록 그 안에서 움직이기가 어려워집니다. 웃어야 할 자리에서 웃고, 울어야 할 자리에서는 참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유리 너머의 자기 모습을 보고, 저게 나인지 전시물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옵니다. 이 도수에 태양이 있는 사람에게는 흐트러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진열장 불이 꺼지면 인형들은 어둠 속에 그대로 서 있습니다. 내일도 같은 자세로 아침을 맞습니다.

이 도수의 힘

모양을 갖추는 눈이 정확합니다. 옷차림부터 서류까지 흐트러짐이 없어 사람들이 이 사람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조심할 것

남 보기 좋은 틀에 자기를 맞추다 보면 표정이 굳어 갑니다. 흐트러진 모습을 한 번도 안 보이면 가까운 사람도 유리 너머에서만 봅니다.

오늘은 조금 흐트러져도 돼요. 숨 쉬는 모습이 더 예뻐요.

내가 태어날 때 태양은 어느 장면에 있었을까요?

내 생년월일로 내 장면 찾기

이 장면이 지금 내 삶에서 무슨 뜻일까요?

점마실의 사비앙 선생 윤슬과 이 장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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