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질그릇에 갓 꺾은 제비꽃이 담겨 있다.
AN ANCIENT POTTERY BOWL FILLED WITH FRESH VIOLETS.
27°
✧ 핵심 키워드
✧ 장면 풀이
창가에 질그릇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유약이 군데군데 벗겨지고 손잡이도 없는 오래된 그릇입니다. 그 안에 아침에 꺾어 온 제비꽃이 꽂혀 있습니다. 작고 보랏빛인 꽃이 투박한 흙색 위에서 더 또렷합니다. 누가 보라고 놓은 것이 아닙니다. 그냥 거기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는 사람이 한 번씩 눈길을 줍니다.
낡은 것과 갓 핀 것이 한자리에 있습니다. 이 사람은 그 둘을 어색하지 않게 붙여 놓는 눈이 있습니다. 할머니가 쓰던 그릇에 오늘 산 반찬을 담고, 오래된 회사 방식에 젊은 직원의 생각을 조금씩 섞습니다. 요란하지 않게, 수수하게. 이 도수에 태양이 있는 사람 곁에 있으면 옛것이 낡아 보이지 않고 새것이 튀어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것을 알아보는 섬세함이 있어 남들이 지나치는 꽃 한 송이를 꺾어 옵니다. 다만 그 섬세함이 지나치면 거친 말 한마디에 그릇이 깨지는 것처럼 아파합니다. 세상이 다 질그릇 같지는 않습니다.
제비꽃은 며칠이면 시듭니다. 그릇은 남아서 다음 꽃을 기다립니다.
이 도수의 힘
옛것과 새것을 어색하지 않게 한자리에 둡니다. 작은 것을 알아보는 섬세한 눈이 있어 이 사람이 꾸린 자리는 수수하고 따뜻합니다.
조심할 것
섬세한 만큼 거친 말 한마디에 오래 아파하기 쉽습니다. 수수한 멋을 아는 사람이 소란한 자리에서는 제 자리가 없다고 느낍니다.
작은 꽃 하나 꺾어 와도 하루가 달라져요. 오늘 그렇게 해요.
내가 태어날 때 태양은 어느 장면에 있었을까요?
내 생년월일로 내 장면 찾기이 장면이 지금 내 삶에서 무슨 뜻일까요?
점마실의 사비앙 선생 윤슬과 이 장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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